글 임성진 기자
사진 한국이륜차신문 이종욱 국장
얼마전 영종도 BMW 드라이빙센터에서 개최된 BMW 모토라드의 새로운 엔트리 어드벤처 투어러인 F450GS 미디어 테스트 현장에서 느낀 모델의 실제 느낌을 전달해 드리고자 합니다.
단기통에서 직렬 2기통으로 진화
우선 이 모델은 단기통인 G310GS 모델의 후속작이지만 직렬 2기통으로 다기통화하여 훨씬 투어러다운 면모를 배가 한 모델입니다. 즉, 베이비 GS가 맞긴 하지만 한층 듬직해졋다는 뜻입니다. 현재 GS 모델들이 여러 배기량으로 나뉘어 있지만 가장 아랫단에 위치한 F450GS의 역할은 GS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발판모델입니다. 그만큼 GS는 단순한 투어러, 어드벤처 바이크 같은 카테고리로 불리는 것 이상의 팬덤을 세계적으로 가지고 있는 모험의 아이콘입니다. 동시에 새로운 곳으로의 모험은 남자의 로망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 교집합을 BMW특유의 사용자친화적 설계와 전자제어기술로 잘 믹스한 것이 GS의 역사인데, 그런 훌륭한 모델을 제대로 타기 위해서 처음으로 마주하는 GS가 바로 F450GS가 될 수 있습니다.
엔진은 모델명보다 조금 작은 430cc 배기량을 가진 직렬 2기통 엔진으로, 최고 48마력, 토크는 43Nm를 내는 적당한 출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압축비는 13:1로 상당히 높은 편입니다. 압축비는 휘발유을 어느정도 품질까지 엔진작동에 무리없이 넣고 돌려도 되느냐의 척도로 봐도 좋습니다. 저압축비는 품질 아프리카 어딘가의 낮은 휘발유를, 고 압축비는 옥탄가 97,98에 가까운 프리미엄 휘발유를 넣어야 제 성능을 냅니다. 당장 엔진이 망가지지는 않지만 천천히 누적되며 제 기능을 떨어뜨리겠죠.
스펙과 실제의 차이는?
제원상 최고속도는 165km/h로 표기되어있지만 실제 제가 테스트코스에서 내 본 최고속도는 보통의 라이딩 자세 기준으로 155km/h였습니다. 키 173cm에 몸무게는 65킬로그램정도로 좀 마른편에 속합니다.
시트고는 제원상 845mm가 기본으로, 로우시트와 하이시트로 교체하면 소폭 조절할 수 있습니다. 시트 앞 폭이 좁게 디자인되었기 때문에 발착지성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제 키 기준으로 풀 라이딩기어를 신어 조금 불편할 걸 감안하고도 양발 착지가 가능한 수준이었고요. 양발은 발 앞꿈치로 딛는 느낌입니다. 한 발로 걸터앉으면 훨씬 여유롭게 착지가 가능합니다.
저는 오프로드 코스부터 타는 그룹에 배정돼 약 50여분간 지정된 오프로드 인공 구조물을 통과하는 라이딩 테스트를 했는데요. 여기에는 작은 요철부터 굵은 요철, 큰 바위나 험로를 연상케 하는 인공구조물들이 여러가지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해변의 모래를 떠올리게 하는 모래사장도 있었고, 업힐과 다운힐시 라이딩 포지션이 제대로 잡히는지 체크할 수 있는 대형 언덕도 있었습니다. 물론 도강코스도 있었는데 몸이 너무 젖어 두세번 들어가봤습니다.
국내 판매는 2가지 트림으로
국내에서 판매하는 트림은 두 종류로 익스클루시브라 부르는 스탠다드 트림이 있었고, 또 한가지는 GS트로피 트림이라 불리는 오프로드 특화 트림이 있었습니다. 가격은 각각 1250만원과 1350만원으로 100만원 차이 밖에 안나지만 옵션 차이는 꽤 큽니다. 트로피 트림은 ERC라는 이지라이드 클러치 시스템이 기본장착됩니다. 색상은 기본 모델 검정색, 트로피 모델 스포츠 컬러로 생각하시면 되고, 클러치 그 외의 차이는 틴티드 랠리윈드실드와 알루미늄 엔진가드, 그리고 서스펜션 조절장치가 달린 제품이 들어갑니다. 그것외에 퀵쉬프터라 부르는 시프트 어시스턴트 프로는 모든 트림에 기본 적용되고요. 하지만 저는 서스펜션 조절이 된다는 점 차이때문에라도 둘 중에 선택한다면 트로피 트림을 선택할 것 같습니다.
오프로드 세션 : 무슨 짓을 해도 '시동 꺼질 일 없다'
오프로드 라이딩 시간이 먼저 배정된 저는 트로피 버전에 일자로 평평한 랠리시트가 장착되어 있어 힙을 뒤로 쭉 빼도 걸리지 않아 자세를 바꾸기가 아주 자유로웠습니다. 기본세팅은 엔듀로프로 모드로 되어있는 그대로 주행을 계속 해봤는데, 모든 전자장비가 꺼진 모드였습니다.
다만 원심클러치를 이용한 독특한 미션이 계속 호기심을 발동했는데, 1단부터 6단까지 골고루 낮은 영역부터 힘을 얼마나 내주는지 테스트해봤습니다. 우선 2단 출발까지는 굉장히 부드럽게 출발이 가능한데 3단부터는 클러치가 부드럽게 붙으며 동력이 전달되기까지 시간이 조금씩 간극이 느껴집니다. 무리하게 4단 이상의 기어로 출발을 하면 계기판에 경고 적절한 기어단수로 출발하라는 경고메시지가 한글로 뜹니다. 그래서 최소 2단으로 출발하면 그 메시지가 사라지는데, 오프로드 코스를 먼저 테스트하면서 의아했던 점은 오히려 ERC가 빠진 익스클루시브 버전이 더 오프로드 라이딩에 편리하게 느껴진다는 것 이었습니다.
편리함과 불편함 사이의 개입
오프로드에서 클러치를 피로하게 자주 조작하기 번거러운 불편함을 없앤다는게 우리가 익히 알고 잇는 레클루즈 이지클러치의 목적인데 이게 클러치 미트 시점을 인간의 수준으로 미묘하게 맞추지는 않기 때문에 아무래도 이질감이 느껴더라고요.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먼 곳을 바라보며 적당한 요철을 두루뭉실 지나가는 오프로드 투어링에서는 피로감을 줄이고 환경이나 순간에 집중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는데, 반면 이벤트 코스를 맞아서 멈췄다 출발해야 하는 상황이 오거나, 뭔가 나의 라이딩 스킬을 시험해야만 통과할 수 있을 것 같은 압박이 들 때 내 맘대로 안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모래밭에서 앞 타이어가 19인치에 100mm 사이즈를 가진 타이어인만큼 그립을 잡아 박혀버리면 뒷 타이어 힘으로 밀고 나가야하는데, 그 타이밍이 매뉴얼로 조작하는 것과 오묘하게 달라서 클러치를 사용해도 완전히 수동 버전만큼 명료한 감각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기본 차체구성은 믿음직
하지만 180mm의 넓은 작동폭을 가진 서스펜션은 시험 코스의 장애물 정도는 간단하게 돌파할 수 있었고, 도강코스 역시 어려움없이 지날 수 있엇습니다. 오프로드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도 금방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은 아담한 사이즈 뿐 아니라 가벼운 무게에도 있습니다. 주행 가능한 차량상태에서 178kg에 그치는 이 체급의 바이크는 많지 않습니다. 현장에서 공구를 이용해 서스펜션 세팅을 바꿔보지는 않았지만 그 정도의 체험을 요하는 코스는 아니었고요. 바로 이어 도로 테스트를 위해 바이크를 바꿔탔는데, 이번에는 ERC가 빠진 익스클루시브 버전과 트로피 버전을 번갈아 타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이 이런 하위 트림을 깡통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렇게 표현하기에 미안할만큼 중요한 옵션은 다 들어가 있었습니다. 대형 6.5인치 계기판이라던지, 작지만 절절한 속도에서 충분한 방풍을 해주는 윈드쉴드, 양방향 퀵쉬프트까지 되기 때문에 사실 온로드 바이크의 시선으로만 봐도 장점 투성이였죠. 온로드에서 짧은 코너링 코스를 반복 주행했을 때의 느낌은, 역시 GS는 라이더를 보호하는 느낌이 강한 바이크라는 점입니다.
앞 21인치 대신 19인치를 선택한 이유는 GS가 가진 모든 종류의 도로를 포용성있게 품겠다는 의지인데, 실제 도로에서 만나는 오프로드보다 온로드를 훨씬 자주 마주하게 된다는 점이 사실을 대변합니다. 19인치 타이어는 온로드 그립에 유리한 타이어 선택폭도 훨씬 넓고, 온로드 와인딩 로드를 즐겁게 달리는 것 또한 GS가 단순히 오프로드 투어러가 아닌 이유 중 하나이니까요.
ERC에도 맹점은 있다
이지 라이드 클러치 시스템에 대해서 좀 더 설명하자면, 최근 우리가 겪어본 혼다의 이클러치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기계적인 접근방식도 다르고, 추구하는 가치도 다릅니다. BMW의 ERC는 GS가 아니더라도 125cc가 넘는 레저용 바이크를 첫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분명 선물 같은 존재입니다. 상황을 예로 들자면 혼다 이클러치의 경우 세미오토 상태로 달리다고 클러치를 작동하면 그때부터는 클러치를 사용하는 수동버전처럼 타야 합니다. 다시 이클러치를 작동시키면 되지만 아무튼 그걸 감안하고 신경써야하죠.
하지만 BMW가 적용한 ERC는 처음에 시동을 걸 때 클러치를 잡는 동작 후에는 클러치를 튕기든 어떤 짓을 해도 시동은 절대 꺼지지 않습니다. 6단에서 출발도 가능합니다. 1단에서 클러치를 튕기고 그대로 놔버려도 브레이크를 잡으면 시동을 유지한 채 정지가 됩니다. 클러치를 사용하는 게 완벽히 부가옵션으로 느껴질만큼 부수기능이 된 셈입니다. 처음에는 이 점이 너무 신기하다고 생각했는데, ERC가 적용되지 않은 버전을 갈아타보니, 거기엔도 단점이 있었습니다. 클러치 미트하는 순간의 감각이 상당히 뭉뚱그러져서 반클러치가 작동하는 시점을 바로 인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일상적인 상황이면 그냥 스로틀을 더 감아버리면 되겠지만, 험로 코스에 접어들었을때는 내가 생각한것보다 스로틀을 좀 더 크게 과감하게 열어야 힘을 제대로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오프로드 주행 시 여러 타입의 험로를 지나면서 그 힘을 확실히 받는 회전수는 제 기준 3,000rpm 정도로 느꼈고, 그 아래 회전으로 내려갈것 같으면 그냥 1단을 써서 확실하게 가속을 받아냈습니다. 앞바퀴가 노면에 꽃여도 뒷바퀴의 관성으로 밀고 지나지 않으면 밸런스가 무너질때가 있엇거든요. 그럴때 특히 그 한끗차이를 섬세하게 느낀 것 같습니다.
GS는 더 넓은 포용력을 손에 넣었다
도합 두 시간정도의 테스트 라이딩을 하면서 느낀 점은 하나입니다. 이 바이크는 미니 GS입니다. GS로 모험을 꿈꾸는 자라면 누구나 이 편리한 발판을 밟고 올라가면 됩니다. 저속 안정성도 훌륭하고 가벼운 무게가 주는 부담없는 느낌도 충분히 초보 오프로더들을 흡수할만 합니다. 다만 GS가 포기 하지않는 영역은 오프로드 못지않게 온로드에서의 달리는 즐거움인데, 그 부분이 저는 조금 아쉽게 느껴졌습니다. 과거 G310GS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는 느낌은 확실히 들었지만 이지 클러치의 친절함 덕분에 전체적인 엔진의 매콤함이 중화된 느낌입니다. 라이딩 모드는 로드, 레인, 엔듀로, 엔듀로 프로로 4가지인데, 로드 위에 스로틀 반응성을 높인 스포츠 혹은 다이내믹 모드가 있었다면 그 갈증이 해소됐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단순히 100만원의 차이로 느끼기에는 분명히 이지 클러치 추가 옵션과 조절식 서스펜션을 추가하고 멋진 데칼이 들어간 트로피 버전을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지만, 오히려 다소 뭉뚱그려진 클러치 감각이 아쉽다면 익스클루시브 버전을 선택하는 사람도 분명히 꽤 있을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세미오토' 날개를 단 미니 GS
가격대비 가치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F450GS는 체급으로 보나 옵션으로 보나 어떻게 봐도 결코 저렴하다, 합리적이다 같은 형용어구를 붙이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대로 이렇게까지 다할 수 있는 넓은 포용력을 가진 바이크가 몇이나 될까? 라는 생각을 해볼 때 의외로 답이 이것 하나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 국내시장에서도 곧 만나볼수있는 수많은 자동화 미션들을 보면 이런 고민이 누구나 생길겁니다. 재밌게 가는게 맞나? 편하게 가는게 맞나? 답은 어차피 여러분이 하고싶걸 하는게 정답입니다. 맞고 틀리고는 당신에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중국이나 인도 브랜드들이 만들어낸 입문 카테고리의 투어러들이 이런식의 첨단 기술을 들고 국내 시장에 입성했을 때, 그 중심에 내 취향만 정확히 꿰뚫고 있으면 의외로 답은 금방 나올 수 있습니다.